유월절 제물 규례 – 구약과 신약의 유월절은 어떻게 다른가?

유월절 제물 하면 흔히 흠 없는 일 년 된 어린 양을 떠올린다. 정답이다. 하지만 유월절 제물은 어린양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제부터 유월절 제물, 그 모든 것에 대해 샅샅이(?) 알아보자.

구약의 유월절 제물

최초의 유월절

유월절을 처음으로 지키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유월절 기원과 의의 – 유월절은 어떤 날입니까’라는 포스트에서 잘 다루고 있으므로 생략하고, 이 포스트에서는 제물에만 초점을 맞춰보려 한다. 최초의 유월절을 지킬 때는 그 유명한 어린 양이 등장한다. 유대 종교력 1월(닛산월) 10일에 각 가족마다 인원수에 맞게 어린 양을 취했는데, 어린 양은 반드시 수컷이어야 했으며 부득이하게 양이 없는 경우 일 년 된 숫염소로 대체할 수도 있었다.

유월절 제물, 유월절 어린양
이렇게 귀여운 어린 양을 제물로 바쳐야 하다니! 구약시대 제사장은 참으로 어려운 직업이었을 듯하다.

이렇게 취한 양이나 염소는 1월 14일 해질 무렵에 잡아서 그 피는 문설주와 인방에 바르고, 고기는 불에 구워서 밤에 먹었다. 이때 고기와 함께 무교병과 쓴 나물을 먹었는데 고기는 불에 구워서만 먹어야 했다. 머리와 정강이와 내장까지 전부 불에 구워 먹고 아침까지 다 못 먹은 것은 태워서 없앴다. 이때 최초의 유월절 제물을 먹기에 앞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문설주와 인방에 발랐던 피는 장자 재앙을 멸하는 표가 되었다(출애굽기 12:1~14 참조).

특이한 점은 어린 양의 고기를 먹을 때 절대로 뼈를 꺾어서는 안 됐다.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뼈도 꺾지 않고 유월절 제물을 먹으려니 무척 불편했겠지만, 사실 이는 유월절 양의 실체로 오신 예수님에 대한 예언이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상에서 좌우의 강도들과 달리 뼈가 꺾이지 않으심으로 유월절 어린양의 실체가 당신이심을 우리에게 보이셨다(요한복음 19:32~36).

율법 속에서의 유월절

이후 하나님께서는 가나안에 들어가기 직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제사장의 집전 아래 이루어질 유월절에 필요한 제물을 다시 알려주셨다. 유월절 다음날로부터 7일간의 명절이 시작되는데, 7일간 계속 수송아지 둘과 숫양 하나 그리고 생후 일 년 된 숫양 일곱을 번제(燔祭)1 로 드렸다. 또한 고운 가루에 기름을 섞어서 소제(素祭)2 도 드렸는데, 가루의 용량은 수송아지 한 마리당 에바3 10분의 3(약 6.6ℓ), 숫양 한 마리에는 에바 10분의 2(약 4.4ℓ), 생후 일 년 된 어린 양에는 한 마리당 에바 10분의 1(약 2.2ℓ)이었다. 여기에 7일간 먹어야 했던 무교병과 속죄제4로 숫염소 하나도 추가. 이것들은 매일 드리는 상번제 제물과는 별개로 드려야 했다(민수기 28:16~25 참조).

유월절 제물, 구약시대, 번제
구약시대의 대표적 제사 방법 중 하나인 번제

신약의 유월절 제물

번제는 무엇이고 소제는 무엇이며, 에바 10분의 3은 도대체 무엇인지 머리가 아프셨던 분들! 이렇게 유월절을 지키기 어려웠으니 구약 당시엔 제사장들이 참으로 피곤했을 것이다. 매일같이 양과 소 그리고 염소 심지어는 비둘기들까지 일일이 죽여서 각을 뜨는 일은 또 얼마나 비위가 좋아야 가능한 일일까? 이러한 사람의 연약함을 아셨던 하나님께서는 ‘예수’라는 이름으로 친히 오시어, 모든 제물의 실체가 되어 십자가에서 희생되심으로 더 이상 짐승들을 죽이지 않아도 되도록 하여주셨다.

히브리서 10:1~14 “율법은 장차 오는 좋은 일의 그림자요 참 형상이 아니므로 … 제사장마다 매일 서서 섬기며 자주 같은 제사를 드리되 이 제사는 언제든지 죄를 없게 하지 못하거니와 오직 그리스도는 죄를 위하여 한 영원한 제사를 드리시고 … 저가 한 제물로 거룩하게 된 자들을 영원히 온전케 하셨느니라”

쉽게 풀어서 설명하자면 구약의 제사 제도는 일종의 그림자인데, 그림자에는 실체가 있기 마련이다. 그 실체가 바로 예수님께서 당신의 몸을 제물로 바쳐 드리신 단 한 번의 영원한 제사다. 단 한 번의 제물과 제사로 영원한 온전함을 허락하셨으니 더 이상 짐승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제사를 집전하기 위해서는 어쨌든 제물이 필수. 대제사장이란 존재 자체가 제사 드림을 위해 세운 자이니만큼 멜기세덱의 반차를 좇은 대제사장이신 예수님께서도 무언가 드릴 것이 있으셔야 할 것이다(히브리서 8:3~6).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사용하신 유월절 제물, 과연 무엇일까? 의외로 매우 익숙한 것들이다.

새 언약 유월절, 유월절 제물

짐승의 피를 흘려 지키던 과거의 약속은 이제 예수님의 피 흘리심을 힘입어 완전해진 새로운 율법으로 변역(變易)되었다. 소와 양과 염소들 그리고 곡식 가루들을 번제와 속죄제로 나누어서 드리는 것과 떡과 포도주를 먹고 마시는 것. 당신은 어떤 유월절 제물이 마음에 드는가? 예수님께서는 소중한 절기 유월절을 너무나 쉽게 지킬 수 있도록 바꿔주셨다. 이제는 예수님의 살과 피를 상징하는 떡과 포도주를 통해 집전되는, 새 언약 유월절을 지켜야 한다.

  1. 제물의 각을 뜬 후 제단에 불사름으로 하나님께 드렸던 제사.
  2. 곡식을 제물로 드리는 제사. 곡식은 빻아서 가루를 낸 후 기름과 섞거나 무교전병(無酵煎餠)을 만든 후 제단에서 태웠다.
  3. ‘바구니’라는 뜻으로, 오늘날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 1에바는 약 22ℓ
  4. 하나님께 저지른 죄를 용서받기 위해 드렸던 제사. 제물은 모두 불에 태워서(번제)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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