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을 유월절[Pascha]이라고 부르는 이유에 대하여

부활절 유월절 두 절기를 구분할 수 있는가? 오늘날에는 거의 구분이 없는 절기가 되었지만 적어도 예수님의 가르침과 가장 가까웠다고 할 수 있는 사도들은 두 절기를 합쳐서 지키지 않았다. 그런데 왜 오늘날에는 유월절을 가리키는 단어 파스카(Pascha)로 부활절을 지칭하고 있을까? 참 이상한 일이다.

파스카의 본래 뜻

파스카(πασχα)는 본래 유월절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다. 그런데 이것이 현재는 유월절뿐 아니라 부활절을 가리키는 단어로도 쓰인다. 실제로 여러 포털사이트에 ‘Pascha’를 검색해 보면 부활절 유월절 두 값을 동시에 제공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부활절 유월절 구분을 못 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일이 발생한 배경에는 사도시대 이후 최초의 종교회의라 불리는 니케아 공의회가 있다.

니케아 공의회

니케아 공의회가 열리기 전에 벌어진 사건들의 흐름은 ‘유월절 날짜, 매년 바뀌는 이유는 무엇입니까’라는 포스트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으니 참조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니케아 공의회가 아리우스에 대한 논의만을 위해 열렸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그에 못지 않게 기독교 내부에서 격렬한 논쟁을 야기하여 공의회 소집의 원인이 된 논제 중 하나가 바로 ‘부활절 유월절 날짜 문제’다.

부활절 유월절, 니케아 공의회, 니케아 회의

이 포스트에서는 부활절 유월절 날짜 논쟁에 초점을 맞춰서 이야기를 진행해보고자 한다.

부활절 유월절 날짜 문제

325년 6월 19일. 사도시대 이후 최초의 종교회의를 소집한 자는 다름 아닌 로마의 황제 콘스탄티누스였다. 당시 그는 수많은 종교가 혼재된 로마를 하나로 묶어줄 ‘정치적 시멘트’로 기독교를 이용하고자 했는데, 기독교는 또 기독교 나름대로 내부에서 격론을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던 콘스탄티누스는 기독교 내의 문제를 자신의 힘으로 해결하고 정치적 안정까지 꾀하는 이른바 일석이조의 효과를 위해 이 공의회를 소집한 셈이다.

결론

구체적인 논의 과정을 모두 알 수는 없으나 결론은 확실하다. 부활절 유월절 구분 짓지 말고 같은 날에 함께 지키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는 것이다. 덧붙이자면 부활절 유월절을 함께 지키게 되어서 부활절 날짜를 정하기가 애매해졌는데, 그 이유는 부활절의 성경적 날짜가 ‘무교절(유월절 다음날) 후 첫 번째 안식일의 다음날’이기 때문이다. 부활절을 계산을 기산점이 사라졌으니 새로운 기준을 정해야만 했는데, ‘춘분 후 첫 만월 다음에 오는 첫 번째 일요일’로 부활절을 정했다.

『교부들의 신앙』, 가톨릭출판사, 139쪽 “지금처럼 부활 축일을, 춘분(3월 21일) 다음에 오는 보름 후 첫 주일에 지내게 된 것은 325년의 니체아 공의회에서 결의된 다음의 일이다.”

공의회 이후 교회는 큰 교리적 논쟁 없이 하나가 되었으며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계획대로 로마를 하나로 묶는 정치적 시멘트가 되어주었다.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니케아 공의회의 업적이 고평가되어 정치와 종교 양면에서 통합을 이루어낸 훌륭한 군주로서 자신의 이름을 역사에 새겼다. 그러나 부활절과 유월절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그에게 내리실 평가도 세간의 시선과 일치할지는 의문이다.

부활절 유월절, 콘스탄티누스 1세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조각상. 그 웅장함은 하나님 앞에서도 여전할까?

부활절 유월절 그리고 파스카

정리하자면 유월절만을 이르는 표현 ‘파스카’는, 니케아 공의회를 기점으로 유월절과 부활절이 통합되면서 두 절기를 함께 칭하는 단어가 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파스카’는 분명히 유월절을 가리키는 단어고, 유월절과 부활절은 구분되어야 한다. 황제가 자신의 통치 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해 개최한 정치적인 공의회에서 얼마나 종교적으로 심도 깊은 토론이 이뤄졌는지는 미지수다. 그리고 설령 합리적인 과정 끝에 도출된 결과물들이라 하더라도 하나님의 법과 어긋난다면 그것은 아주 열심히 만들어낸 사람의 계명에 지나지 않는다.

하나님의 계명을 더하거나 빼는 자는 결단코 구원받을 수 없다. 성경의 마지막 저자인 사도 요한의 글을 인용하여 포스트를 끝맺는다.

요한계시록 22:18~19 “내가 이 책의 예언의 말씀을 듣는 각인에게 증거하노니 만일 누구든지 이것들 외에 더하면 하나님이 이 책에 기록된 재앙들을 그에게 더하실 터이요 만일 누구든지 이 책의 예언의 말씀에서 제하여 버리면 하나님이 이 책에 기록된 생명 나무와 및 거룩한 성에 참예함을 제하여 버리시리라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